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! 온누리에 성탄 기쁨…나눔의 천사들 크게 늘었다
세밑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온정이 넘치고 있다.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기업 기부금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개인과 단체들의 포근한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. 교회들도 자치단체와 손잡고 이웃을 돕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.
이 같은 나눔운동에는 정치인들도 동참하고 있다. 열린우리당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나눔운동본부 출범식을 갖고 세비 1% 기부 운동을 시작했다. 운동본부는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및 법률적 뒷받침도 할 계획이다. 한나라당도 내년 1월부터 세비 2% 기부 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소속 의원들의 동참을 유도하기로 했다.
사회복지공동모금회(02-360-6372)는 24일 전국에서 이날까지 711억원이 접수돼 ‘사랑의 체감온도탑’ 수은주가 전날보다 3.5도 오른 72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. 모금회측에 따르면 이 가운데 600억원 가량은 기업 기부금이고 나머지는 개인과 단체가 낸 것이다. 우리은행 임직원은 이날 2억원을 모금회에 맡겼다.
모금회 관계자는 “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불황에도 불구하고 개인 기부가 꽤 늘고 있다”며 “우리 사회 기부문화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 셈”이라고 말했다.
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도 목표액 24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.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모금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2% 가량 적었지만 23일 현재 전국 모금액은 21억43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% 증가했다.
서울 서초지역 11개 교회 연합체인 서울서초교구협의회와 서울 강변교회는 올해도 각각 서초·강남구와 함께 음악회 개최 등으로 모은 성금을 지역 소외계층에 전달했다. 서울 연풍교회 김진은 목사는 옷가지 등 물품 1500만원어치를 구입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했다.
경남 김해시 장유면에서 막노동을 하는 이창수(34)씨는 이날 소아암을 앓고 있는 딸 치료비로 모금된 성금 1억여원 가운데 5000여만원을 '역기탁'했다.
이씨는 김해 YMCA 등 지역 4개 단체로 구성된 생명나눔재단이 이씨의 생후 8개월 된 딸 다빈이를 위해 2개월간 모금운동을 벌여 모은 성금 1억487만여원을 전달하자 필요한 치료비 5400만원만 받고 나머지는 다른 환자를 도우라며 내놓았다.
전북 전주시에서는 얼굴없는 독지가의 선행이 5년째 이어졌다. 전주시 중노송2동사무소에 지난 22일 낮 12시 "동사무소 앞 표지석 옆에 돈이 들어 있는 쇼핑백이 있으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"는 전화가 걸려와 확인한 결과 현금 500만원과 돼지저금통(44만8350원)이 들어 있었다. 이 독지가는 지난 2000년부터 이 같은 선행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.
박재찬 권기석기자 keys@kmib.co.kr,창원=윤희각기자